샤인머스캣 송이 모양이 엉망이 되는 결정적 이유: 알 솎기부터 호르몬 처리까지
귀농귀촌 포도농사 샤인머스캣 재배노하우

샤인머스캣 송이 모양이 엉망이 되는 결정적 이유: 알 솎기부터 호르몬 처리까지

마트 진열대에 놓인 샤인머스캣을 보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완벽한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알도 균일하고 빈틈없이 꽉 차 있죠. 하지만 막상 내가 밭에서 키워보면 어떤가요. 어떤 것은 옥수수처럼 길쭉하고 어떤 것은 주먹 쥔 것처럼 뭉쳐있고 심지어 알이 터져서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라고 위로하기에는 상품 가치가 너무 떨어져 속이 쓰립니다. 오늘은 초보 농부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그래서 송이 모양을 망치게 되는 결정적인 실수들을 아주 상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포도밭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샤인머스캣 송이들을 바라보는 농부의 시선(16:9)
이미지 : 완벽한 송이 모양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과 손길의 결과물입니다.

가장 큰 적은 농부의 욕심이다

샤인머스캣 농사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이자 송이 모양을 망치는 첫 번째 원인은 바로 '욕심'입니다. 포도 알이 콩알만 할 때는 공간이 널찍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 정도면 다 키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에 알을 많이 남기게 되죠.

보통 최상급 샤인머스캣 한 송이의 무게는 오백 그램에서 칠백 그램 사이를 봅니다. 이 무게를 맞추려면 포도 알 개수가 사십 개에서 오십 개 사이여야 합니다. 그런데 초보 분들은 아까운 마음에 육십 개 칠십 개씩 남겨둡니다. 결과는 참혹합니다.

욕심의 결과
알이 커지면서 서로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공간이 부족해지니 알이 찌그러지고 심하면 압력을 못 이겨 터져버리는 열과 현상이 발생합니다. 겉보기에는 꽉 차 보여도 속은 썩어들어가고 모양은 울퉁불퉁한 돌멩이처럼 변해버립니다.

과감하게 털어내야 합니다. "너무 휑한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솎아내야 나중에 알이 탁구공만 하게 커졌을 때 서로 어깨동무하듯 예쁜 모양이 나옵니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다는 말이 포도 농사만큼 잘 들어맞는 곳도 없습니다.


알 솎기(적립)의 골든타임을 놓치다

알 솎기라고 부르는 적립 작업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너무 일찍 하면 어떤 알이 튼실하게 클지 구분이 안 가고 너무 늦게 하면 알들이 이미 서로 꽉 껴서 가위가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시기는 포도 알이 대두콩(메주콩) 만해졌을 때입니다. 이때가 가위를 넣기도 좋고 나쁜 알을 골라내기도 수월합니다. 이 시기를 놓쳐서 알이 강낭콩만큼 커진 뒤에 작업을 하려다 보면 무리하게 가위를 쑤셔 넣다가 멀쩡한 옆의 알까지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포도 알에 난 상처는 수확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검은 흉터로 남습니다.

꿀팁
일 차 지베렐린 처리 후 십 일에서 십오 일 사이가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이때는 만사를 제쳐두고 알 솎기에 매달려야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알이 굵어지기 때문에 오늘 못 하면 내일은 두 배로 힘들어집니다.

안쪽 알과 위쪽 알을 남기는 실수

알 솎기를 할 때 '어떤 알을 자를 것인가'는 송이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줄기 안쪽으로 파고드는 알과 하늘을 보고 솟은 알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반드시 잘라야 할 알

  • 안쪽 알 : 포도 송이 축(줄기) 쪽으로 자라는 알은 나중에 커지면서 송이 전체를 밀어내 모양을 뒤틀리게 만듭니다.
  • 위쪽 알 : 하늘을 향해 직각으로 선 알은 나중에 무게 때문에 꺾이거나 옆 알을 찌르게 됩니다.

남겨야 할 알

  • 옆쪽 알 :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는 알이 공간 확보에 유리합니다.
  • 아래쪽 알 : 약간 아래를 향하는 알이 자연스럽게 늘어지며 예쁜 모양을 만듭니다.

테트리스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기초가 잘못 쌓이면 위가 아무리 잘 쌓여도 무너지죠. 안쪽 알을 과감하게 파내야 통풍도 잘 되고 약도 골고루 묻어서 병해충 예방에도 좋습니다. 겉에서 보기에 빈틈없어 보인다고 안쪽 알을 남기면 나중에 그 안에서 곰팡이가 피어 전체를 망치게 됩니다.


지베렐린 처리의 미묘한 차이

샤인머스캣은 씨를 없애고 알을 키우기 위해 지베렐린이라는 식물 호르몬 처리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도 송이 모양이 결정됩니다. 약을 묻히는 컵에 포도 송이를 담글 때 송이 전체가 푹 잠기도록 해야 하는데 대충 담그면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 약이 묻지 않아 알 크기가 들쑥날쑥해집니다.

또한 송이 축을 잡아당겨 주는 스트렙토마이신 같은 약제 비율을 잘못 맞추면 송이 줄기가 꼬불꼬불해지거나 너무 길게 늘어져서 뱀처럼 흉측한 모양이 되기도 합니다. 축이 곧게 뻗어야 알들이 질서 정연하게 붙는데 축이 휘어지면 알들도 제멋대로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몬 처리는 날씨와 습도에 민감합니다. 너무 건조한 날이나 뜨거운 낮에 처리하면 약해를 입어 포도 알 껍질이 거칠어지거나 모양이 찌그러질 수 있습니다.

송이 끄트머리 정리의 중요성

우리가 흔히 보는 역삼각형의 예쁜 송이 모양은 끝부분 처리가 핵심입니다. 포도 송이의 가장 아래쪽 끝부분을 지단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송이가 뭉툭해지거나 끝이 갈라져서 보기가 싫어집니다.

보통 송이 다듬기를 할 때 전체 길이를 삼 센티미터에서 사 센티미터 정도로 아주 짧게 남깁니다. 처음에는 "이거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싶지만 나중에 알이 커지고 축이 늘어나면 우리가 아는 그 크기가 됩니다. 특히 맨 끝부분의 알은 성장이 느린 경우가 많으므로 과감하게 잘라내고 힘 좋은 알로 마무리를 지어야 끝까지 탱글탱글한 모양이 유지됩니다.


물 관리 실패가 모양을 망친다

알 솎기까지 완벽하게 했는데 수확 철에 모양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물 관리 때문입니다. 샤인머스캣은 물을 좋아하는 나무지만 급격한 변화는 싫어합니다.

가물다가 갑자기 물을 많이 주거나 비가 많이 오면 포도나무가 수분을 급격하게 빨어들입니다. 이때 껍질이 얇은 샤인머스캣은 속살이 커지는 속도를 껍질이 따라가지 못해 '쩍' 하고 갈라지는 열과가 발생합니다. 송이 중간에 알 하나가 터지면 터진 즙이 흘러나와 주변 알까지 썩게 만들고 초파리가 꼬이면서 송이 전체의 상품성을 잃게 됩니다.

결국 예쁜 모양을 유지하려면 토양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관수와 배수 관리가 송이의 마지막 모양을 결정짓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알 솎기 후 송이가 너무 휑해 보이는데 괜찮나요?

네 아주 정상입니다. 오히려 작업 직후에 꽉 차 보인다면 실패한 것입니다. 알과 알 사이에 젓가락 하나가 드나들 정도로 여유가 있어야 나중에 알이 비대해지면서 서로 예쁘게 자리를 잡습니다. 걱정 말고 더 비우세요.

송이 길이는 몇 센티미터가 적당한가요?

꽃이 피기 전 송이 다듬기를 할 때는 삼 센티미터에서 사 센티미터 정도로 아주 짧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정도만 남겨도 나중에 알이 붙고 축이 자라면서 십오 센티미터 이상의 훌륭한 송이가 됩니다.

한 송이에 알은 몇 개가 좋은가요?

백화점 상품 기준으로 사십오 알에서 오십 알 정도를 봅니다. 무게로 치면 육백 그램에서 칠백 그램 사이가 당도 올리기도 좋고 모양도 가장 예쁩니다. 알이 너무 많으면 당도가 늦게 오르고 모양이 망가집니다.

지베렐린 처리는 언제 해야 하나요?

보통 꽃이 만개했을 때 일 차 처리를 하고 그로부터 십 일에서 십사 일 후에 이 차 처리를 합니다. 지역과 기온에 따라 다르므로 주변 농가의 시기를 참고하거나 꽃 상태를 매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샤인머스캣 재배 기술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농장의 토양 기후 나무의 수세에 따라 관리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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